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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달 20일 대전지방법원 경매5계. 세종시 장군면 하봉리 임야 1653㎡ 경매에는 응찰자가 무려 102명 몰렸다. 낙찰가는 감정가(2억2646만원)의 261%인 5억9189만원이었다. 주변은 토지와 임야 등으로 이뤄진 농촌 마을이고 정부세종청사까지 직선거리로 약 7.5km 떨어져 있어 차를 타고 25분이 걸린다. 도심과 멀리 떨어진 이런 토지에도 투자자 관심이 몰렸다.
지난달 25일에도 세종시 전의면 영당리 대지 223㎡ 경매에 응찰자 30명이 몰렸다. 낙찰가는 감정가(6575만원)의 143%인 9380만원이었다. 이곳 역시 주변이 전·답 등 농경지로 정부세종청사까지 직선거리로 약 18km, 차량으로 약 35분 거리다. 주택만큼이나 세종의 토지시장도 부동산 경매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.
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세종시 토지 경매 낙찰가율(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)이 매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. 2015년 66.2%였던 낙찰가율은 2016년 74.9%로 70%대를 넘어선 이후 지난해에는 85.4%까지 올라왔다. 올해 들어 지난달 29일까지는 낙찰가율이 91.7%로 더 높아졌다. 2015년 2.3명이전 평균 응찰자수는 올해 22.1명으로 올랐다.
이는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아파트값이 오르며 토지에 투자수요가 몰린 결과다.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집값이 5.36% 오르며 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, 세종시는 무려 37.05% 폭등했다.
토지도 마찬가지다.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, 지난해 전국 광역 지자체 중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세종시였다. 세종시 땅값은 2020년 10.62% 오르며 2위인 서울(4.80%)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.
개별 거래 사례를 살펴보면, 상승률이 더 높게 기록되는 경우도 많다. 연서면 월하리 산106-2번지는 2015년 7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, 지난달 43억4000만원에 팔렸다. 5년 만에 6배 가까이가 된 것이다. 조치원읍 봉산리 116번지는 지난해 1월 2억1000만원에 거래됐는데, 지난해 11월엔 4억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. 불과 10개월 사이에 매매가격이 94% 급등한 셈이다.
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유한 전동면 미곡리의 땅값도 급등세다. 국회 공보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미곡리에 배우자 명의로 밭(875㎡)과 대지(653㎡)를 보유 중이다. 대지에는 단독주택(172.53㎡)과 창고(18㎡)가 들어서 있다. 2012년 19대 총선 때 세종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출마한 이 전 대표는 그해 12월 1억3860만원에 위 토지를 매입했다고 신고했다. 지난해 3월엔 부동산 가격으로 3억5000여만원을 신고했다.
현재 시세는 이보다 상당히 상승한 것으로 평가받는다. 예컨대 이 전 대표의 토지와 약 50m 떨어져 지근거리인 미곡리 48번지는 2018년 7월 5500만원에 거래됐는데, 불과 2년여 만인 지난해 9월 1억원에 되팔렸다. 2년 새 땅값이 거의 두 배가 된 것이다. 인근 미곡리 156번지도 2018년 1억원에 거래됐는데, 지난해엔 2억7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.
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"경매 시장에서 세종 토지의 인기는 꾸준히 상승해 왔는데, 특히 지난해 7~8월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가시화된 이후 낙찰가율이 급등하고 응찰자수도 크게 늘고 있다"면서 "세종시가 택지개발과 성숙 단계를 지나 확장하는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세종 토지 경매 인기는 당분간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"고 했다.